배드민턴 동호회에서 초보자와 경기 하지 않으려는 이유

잘하는 사람과 해야 배울 게 많다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운동을 기반으로 하는 취미활동들의 경우 어떤 종목이든 자기보다 잘하는 사람과 해야 재미있습니다. 경기에 긴장감이 있어서 실력도 더 빨리 늡니다. 상대가 쓰는 기술이나 경기 운영 방식을 보면서 배울 점도 많습니다. 초보자와 경기하지 않으려는 이유에 배드민턴은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배드민턴은 동호회에서 주로 복식경기를 합니다. 그런데 배드민턴 복식은 그 코트 전체를 둘이서 커버하며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룰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뒤로 가면 다른 한 사람이 앞으로 나간다든지 상대방 코트 쪽으로 공이 뜨면 양쪽으로 퍼진다든지 하는 룰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가운 데로 날아오는 공은 일반적으로 누가 받을지 하는 문제, 로테이션을 바꿀 때는 어느 방향으로 바꾸는지 등 달달 외우는 강제하는 규칙은 아니라도 일반적인 규칙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초보들의 경우 이 규칙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공만 좇다가 잘못하면 서로 동선이 꼬여 부딪혀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는 무리하게 공을 맞히려고 라켓을 휘두르는 바람에 라켓끼리 부딪혀서 라켓이 깨지거나 거트(줄)가 끊어지기도 합니다. 초보에서 벗어나면 보통 배드민턴 동호인들은 20만 원에 가까운 라켓을 사용하곤 합니다. 초보자와 함께 쳐주다가 그런 라켓이 깨지면 상당히 속이 상합니다.

 

생각보다 갑자기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

보통 배드민턴 동호회에 10만 원을 내고 가입할 때는 사람들이 '나는 오랫동안 배드민턴을 할 거다'하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클럽에 오랜 시간 있어본 회원들의 입장에서는 좀 다릅니다. 배드민턴 동호회는 초보가 중간에 나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나가는 이유야 워낙 다양합니다. 초보자는 거의 한 달 정도를 레슨을 받는 것 외에 바로 게임에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거의 한 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은 게임을 못 들어갈 수가 있다 보니 재미를 빠르게 잃기도 합니다. 클럽에 따라 다르지만 퇴근하고 왔는데도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니 그게 부담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분위기가 나쁜 클럽들은 초보자들을 너무 챙겨주지 않고 방치해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클럽 회원들은 초보자가 오면 인사해 주거나 도와주려 노력을 합니다. 클럽 회원들 입장에서는 초보자가 왔다고 같이 난타(경기가 아니라 그냥 공을 주고받는 것)도 같이 쳐주고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같이 게임도 뛰고 했는데 돌연 이유도 말하지 않고 갑자기 그만둬버리면 섭섭함이 꽤 남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동호회 사람들은 막 가입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적당한 관심만 주고 한 두 달 정도 일정 기간 지켜보고 꾸준하게 동호회에 잘 참석하는 것을 확인한 후 그때부터 더욱 잘 챙겨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보자의 동호회 일정

보통 초보자들은 가서 조금 대기를 하고 있으면 레슨 코치가 부를 겁니다. 30분 정도 다른 사람들과 레슨을 바짝 받고 나면 굉장히 힘이 듭니다. 잠시 쉬다가 본인이 성격이 적극적이라면 경기가 끝나고 쉬고 있는 회원들에게 난타를 부탁해도 좋습니다. 분위기가 좋은 동호회는 멀뚱멀뚱 있으면 운영진이나 회원들이 와서 같이 난타를 치자고 말해줄 겁니다. 또는 같이 레슨을 받은 회원들 중에서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난타를 치게 됩니다. 처음 한 달 정도는 다른 운동을 조금 한 사람이 아니라면 레슨과 난타정도만으로도 근육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배드민턴은 평상시에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근육통이 많이 생깁니다. 이렇게 한 달 정도 레슨을 받고 난타를 치며 지내다 보면 하이클리어(공을 멀리 보내는 배드민턴 기술)를 어설프게나마 조금씩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회원들이 경기 뛰는 모습을 보면서 일반적인 배드민턴 규칙들도 슬슬 눈에 들어올 겁니다. 배드민턴은 복식 게임 규칙이 상당히 복잡해서 숙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때쯤부터 레슨에서 초보자 멤버들이 잘 형성이 되어 있거나 클럽 분위기가 좋으면 슬슬 게임에 껴주기 시작합니다. 물론 초보자기 때문에 당연히 규칙은 헷갈리고 같이 뛰는 파트너를 당황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초보자가 갖춰야 할 매너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